시집『투망도投網圖』1969

<詩> 은어의 눈에 선 나무

洪 海 里 2005. 10. 28. 10:19

은어銀魚의 눈에 선 나무

洪 海 里

 

 


아직 해는 떠서 빛난다
바람이 가만히 인다
바람은 산에서도 오고
황홀한 바다 향기를 띄기도 한다
눈발이 반짝반짝 몸을 재낀다
그것은 관악管樂,
파도가 온몸을 핥는 것이었다
가슴이 자꾸 흔들리었다
저녁 햇발의 눈이 가늘게 떠지고
겨울 물소리 더욱 똑똑하다
은어의 비늘이 떨어져 나간다
바닷바람이 그것을 물고 나른다
먼 먼 산마을의 산다화山茶花
빨간 꽃잎 타듯 가슴을 앓던
나의 기도는
해 지난 어느 아침에
가장 꿋꿋한 굴참나무
은어銀魚의 눈 속에 서 있는 것을 본다.


(『投網圖』선명문화사 1969)

 

'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투망도投網圖  (0) 2013.01.23
연꽃 피는 저녁에  (0) 2009.02.01
<시> 동국  (0) 2005.10.28
<詩> 배태마을 소묘  (0) 2005.10.28
<시> 석탑 미학  (3) 200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