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 슬픔

洪 海 里 2005. 11. 5. 04:16

 

슬픔

 

홍해리(洪海里)
 

너를 보내고
돌아와
난 앞에 앉다
그믐달처럼 청청한 잎마다
흘러내리는 달빛
수묵색 고요
무너져 내리는
끝없이 무너져내리는
아아
나의 벼랑
뜨거운 칼끝에
녹아 흐르는
눈물
왕모래 틈으로 뻗는
육질근
바람은 휘몰아쳐
모래알도 날려버리고
천지간에 들어난
아아
나의 나신.

 


- 시집『우리들의 말』(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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