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슬픔
너를 보내고돌아와난 앞에 앉다그믐달처럼 청청한 잎마다흘러내리는 달빛수묵색 고요무너져 내리는끝없이 무너져내리는아아나의 벼랑뜨거운 칼끝에녹아 흐르는눈물왕모래 틈으로 뻗는육질근바람은 휘몰아쳐모래알도 날려버리고천지간에 들어난아아나의 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