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 저녁눈

洪 海 里 2005. 11. 5. 04:59

 

저녁눈

 

홍해리(洪海里)
 

침묵처럼 갈채처럼
해저문 거리에 내리는
전생에 만났던 우리의 설움이
땅속에서 하늘에서
방황하다
다시 만나 내리는

주저하며 내리는
거리마다
초조함과 머뭇거림과 설레임으로
12월의 영혼을 살아나게 하는

하염없이 내리는 하염없는 눈발.

 

- 시집『우리들의 말』(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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