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 춘란 한 촉

洪 海 里 2005. 11. 5. 04:57

 

춘란 한 촉

 

홍해리(洪海里)
 

동대문에서
종로에서
남대문에서
길가 먼지를 쓰고
단돈 200원에 팔리는
춘란 한 촉
멱서리 때기로
팔려와
다시
아낙네 손끝에서
창녀처럼
막막히
기다리며
저 난 곳
바람소리도 잊고
뿌리가 말린다
아아
가난하게
시드는
감청빛 향기.

 

- 시집『우리들의 말』(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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