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 메밀꽃

洪 海 里 2005. 11. 5. 04:58

 


메밀꽃

 

洪 海 里

 

소복을 한 젊은 여자가
달빛과 달빛 사일 오가며
천상에서 바랜 옥양목 한 필을
산간에 펼쳐 널고 있다
겨드랑이 아래로 사태지는 그리움
저 서늘한 불빛으로 달래이며
천년을사루어도 다 못할 정을
하얀 꽃으로 피우고 있다
달이 이울면 산이 쓸리고
반쯤 젖어 흔들리는 고운 목소리
알몸의 어둠을 하얗게 밝히고 있다.
 

- 시집『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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