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시> 그 자리

洪 海 里 2005. 11. 11. 05:22
그 ·자 ·리
홍해리(洪海里)
 

그때
그 자리에 오면
옛 노랫소리 들리고
그 사람 모습이 보이네.

   오늘은
   동짓달 초하루
   스산한 겨울비
   빗소리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는데,

정이란
물 같은 것, 하고
투정을 하면
다시 그립은
그 모습.

   그때
   그 자리에
   제사날로 혼자 앉아서
   창밖에 눈을 주면,

사부자기
바람에 슬리는 추억
빗물에 젖어
빈 잔에 떠오르는
그 모습
그 자리,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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