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시> 능동과 수동

洪 海 里 2005. 11. 12. 03:35
능동과 수동
홍해리(洪海里)
 

소라나팔을 불면
너는 현악기, 온몸으로 울었다

바람소리만 스쳐도
밑둥까지 흔들리는 나무

낮은 산등성이에 올라도
벌써 산맥이 춤을 춘다

오, 흔들리는 산하
요동하는 대지여

죽어 있던 화산이 살아
온 세상이 불바다가 된다

타오르는 불꽃
녹아내리는 순수

적막한 강산을 질타하는 고요
오직 죽음의 의식뿐

한가로운 평원에 내리는 어둠
가벼이 날갤 접는

한 마리
새의 휴식.

   (한국문학.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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