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처녀모인 바다 - 보길도 시편 12

洪 海 里 2005. 11. 13. 07:21

처녀모인 바다

- 보길도 시편 12

 

섬이 끝나는 곳에 바다
바다가 끊긴 곳에 섬이 솟았다

밤새 같은 체위
반복 운동을 하고 난
아침
더욱 싱싱한 바다
건강한 섬을 천 개나 낳았다

그녀는 여전히 등이 푸르고
황홀한 율동으로
찬란한 물빛으로
봉합 자국도 남기지 않고
또 섬을 낳을 채비를 하고 있다

영원한 처녀
미혼모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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