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다시 죽고 싶은 바다

洪 海 里 2005. 11. 13. 16:02
다시 죽고 싶은 바다
갑도에서
홍해리(洪海里)
 

유리보다 맑고 푸른 바다
꽃상여 한 채 간다
바닷속으로 바닷속으로
미끄러들 듯
통통배 한 척
북치며 간다
둥둥둥 간다
갑도에서
저승섬으로
마지막 뱃길
꽃으로 밝히고
북소리 길을 따라
눈이 부신 하늘 바다
정월 초여드렛날
바다로 바다로 간다
다시 죽고 싶도록
맑고 푸른 바다
그 바다를 가르며 가르며
꽃상여 배가 간다
둥둥 북치며 간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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