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춘향

洪 海 里 2005. 11. 19. 06:44
춘향
홍해리(洪海里)
 

남원골에 달 하나 떠서
천년을 흐르고 있다

달 뜨자 바람 일어
눈을 맞추고

바람 한 줌 질긴 살
누가 허무나

뒷산에 녹음방초
수퀑은 울고

밤꽃 내음 흐벅지게
고샅마다 흐르는데

누가 집을 짓고 있다
물 속에 바람의 집을 짓고 있다

천년 달빛 하나
바늘 구멍으로 들어서고

물에 젖은 바람
천년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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