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섣달그믐

洪 海 里 2005. 11. 21. 05:02

  섣달그믐

 

  洪 海 里



뒤돌아보면

텅텅 비어 있을 뿐 …

 

있어야 할 자리

있어야 할 사람

보이지 않고

눈이 뿌린다

 

망망대해

외진 초소 하나

등불 켜들고

낯선 거리 낯선 사람들 사이

말뚝처럼 내가 서 있다

 

안개가 울고

별이 하나 둘 떨어지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바람

바람만

귀를 때리며 지나친다.

  - 시집『은자의 북』(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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