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세이천

洪 海 里 2005. 11. 21. 05:03





洗耳泉세이천


洪 海 里

 

새벽이면 새들이 날아와
귀를 씻고

한낮이면 하늘이 내려와
귀를 씻는다

남들 잠든 밤이면 나무들이 모여서
귀를 씻고

사이사이 사람들이 올라와
귀를 씻는다 씻는다 하지만

그들이 씻는 것은 귀가 아니라
귀의 껍질일 뿐

그것을 보고 새들이 웃는다
나무와 하늘도 웃고 있다.

  * 洗耳泉: 북한산 우이동 골짜기에 있는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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