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애란愛蘭』1998

<시> 밀항

洪 海 里 2005. 12. 10. 04:16
밀항密航
- 애란
홍해리(洪海里)
 

끊자 끊자 하면서도
끊지 못하고

그만두자 그만두자 하면서도
그만두지 못하고

끝이다 끝이다 하면서도
끝이지 못하고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다 하면서도
마지막이지 못하고

한번만이다 한번만이다 하면서도
한번만이지 못하고

이번에도 무작정
견우는 직녀 찾아나서네

이 목마름 파도에 싣고
직녀 찾아 길 떠나네

저 별이 질 때까지, 아니
저 별이 다시 뜰 때까지.

 

* 경향신문(1998. 2. 14)에 보도된 정상실(62세)씨는 '62년 미국으로 향하다 독일 함부르크에 내려 독일 여인 루치 바그니를 만나 4년간 동거. '65년 만삭의 아내를 남겨놓고 강제 출국 당함. 그후 아내와 자식을 만나려 30년 동안 15회의 밀항 전과로 15년 복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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