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동아일보

<책갈피> 찰스 디킨스

洪 海 里 2005. 12. 30. 07:26
04/02/06

[책갈피 속의 오늘]

 

1812년 찰스 디킨스 출생

“그 어떤 충고도, 격려도, 위로도, 도움도 나에게 줄 사람은 떠오르지 않는다. 신이시여. 나를 구하소서!”

20대에 이미 셰익스피어의 명성에 비견됐던 찰스 디킨스. 그의 10대는 불우했다. 철저히 밑바닥 인생을 훑었다.

디킨스는 채무관계로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대신해 열두 살 때에 공장에 나갔다.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10시간씩 육체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19세기 전반 번영을 구가하던 영국 대도시의 또 다른 얼굴이었던 빈곤과 노동착취의 그늘은 그의 소년기와 그대로 겹쳐진다.

런던의 뒷골목에서 ‘구두를 닦으면서 희망을 닦았다’는 그에게 소설은 구원의 빛이었다.

빈민가에 버려진 아이들을 그린 ‘올리버 트위스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수전노의 대명사이자 성탄절의 상징인 스크루지 영감을 세상에 내보낸다.

소설의 역사에서 디킨스만큼 인기를 누린 작가는 흔치 않다. 빅토리아 여왕에서부터 하층민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사랑을 받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의 작품이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는 위대하기도 하고 대중적이기도 하다거나, 대중적임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것이 아니라 대중적이기 때문에 위대한 극소수의 작가에 속한다.”(아널드 하우저)

그의 소설은 그대로 ‘고발(告發)’이었다. 시대의 빈곤과 부패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그러나 그는 늘 따스한 시선을 간직했고 유머를 잃지 않았다.

귀족의 속물근성에 대한 풍자는 익살맞다 못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다. “디킨스의 소설을 읽을 때는 경련이 이는 웃음을 터뜨리지 않기 위해 얼음장 같은 가슴을 갖고 있어야 한다.”(오스카 와일드)

악(惡) 중에서도 가장 흔한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얼마나 음울하게 거인으로 자라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디킨스. 그는 빅토리아 시대의 진정한 문호였다.

“그의 대담하고 왕성한 창작력에서 셰익스피어를 느끼고, 언어 자체가 주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이스를 연상한다.”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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