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錫珉 기자 칼럼

<책갈피> 대한민국 어떻게 달라졌나

洪 海 里 2006. 8. 15. 06:11

[광복 61년]

 

대한민국 어떻게 달라졌나

[동아일보 2006-08-15]    

올해 83세인 심순년 씨는 손자 박모(39) 씨를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왜 집에서 밥을 안 해 먹고 늘 사먹느냐”고 잔소리한다.

박 씨는 ‘친구들에 비하면 외식이 그다지 잦은 것도 아닌데 왜 저러실까’라고 생각하곤 했다.

두 사람의 인식 차이는 통계 수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통계로 본 8·15광복 이후 경제·사회 변화상’에 따르면 심 씨가 40세이던 1963년 도시근로자가구의 식료품비 지출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외식비 비중이 절반 가까이(48.5%)나 됐다.

광복을 맞은 지 61년. 한국 사회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조사 항목에 따라 비교 시점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세계 10위 경제대국 성장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6291달러, 국내총생산(GDP)은 7875억 달러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광복 당시의 통계는 없지만 1953년 1인당 GNI는 67달러, GDP는 13억 달러였다. 52년 만에 각각 243배, 605.8배로 증가했다.

1963년 당시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990원에서 지난해 325만 원으로 약 542.5배로 늘었다. 그동안의 물가 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긴 하지만 한국인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짐작할 수 있다.

어렵게 살던 시절에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고, 그나마 먹는 데 쓰는 돈이 대부분이었다.

1963년 도시근로자가구는 한 달에 5990원을 벌어 6330원을 썼다. 당시 전체 지출의 3분의 2(61.3%)에 육박하던 식료품비 지출 비중은 지난해 26.6%로 급감했다.

 

○40년전 1만원 가치가 351원으로

 

2005년 소비자물가는 1965년에 비해 28.5배로 상승했다. 1965년 당시 1만 원은 지난해 351원이 된 셈이다.

총인구는 지난해 4829만4000명으로 1949년 2018만9000명에 비해 2.4배로 늘었다. 인구 증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토 면적도 간척 사업을 통해 6.4% 넓어졌다.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의사 1인당 인구 수는 교육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보여 준다.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952년 60.2명에서 2005년 25.1명으로 줄었다. 의사 1인당 인구 수도 1953년 3347명에서 2004년 468명으로 크게 줄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7배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1951년 77.4명에서 지난해 3.0명으로 줄었지만 사고 발생이 크게 늘어난 탓에 교통사고 사망자는 같은 기간 6.8배로 증가했다.

광복 이후 최대 자연재해는 1959년 영동과 영호남 지방을 덮쳤던 태풍 ‘사라’. 당시 84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37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화재 가운데 ‘최악’의 사건은 1971년 12월 25일에 일어난 서울 대연각호텔 화재로 사망 163명, 부상 63명 등 226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洪錫珉 기자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갈피> 검은 신데렐라  (0) 2006.09.08
<책갈피> 피의 일요일  (0) 2006.08.26
<책갈피> 암살자 '테러리스트 자칼'  (0) 2006.08.15
<책갈피> '보는' 음악  (0) 2006.08.01
<책갈피> 핵가족도 분열중  (0) 200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