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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봄, 벼락치다』

洪 海 里 2006. 9. 1. 00:47

시집『봄, 벼락치다』

 

홍해리 시집/우리글(2006)/반양장/6.000원/국판/134쪽

 

  홍해리(洪海里)의 시집.

  첫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이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왔다.

  작품은「연어 또는 동백꽃」등 모두 99편.

  수록 작품들이 뭔가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는 것 같다.

  첫째, 삶의 참고 견딤이 모든 것을 안으로 다스려 내부에서 폭발한 것 같은 어떤 극한과 극한이 부딪치는 느낌을 준다. 극한 생명, 극한 감정, 극한 이미지---이렇게 긍극에까지 간 감정의 마지막 연소의 불꽃에 데인 감각의 전율에 그만 휘감긴다.

  둘째, '자연과 나'(시 쓰기의 주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 자연의 의인화다. 자연의 생명화다. 감정이입(感情移入)이다 라고 해본 들, 표현구조를 '수사학의 틀'로 분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사 그런 분석작업이 가능하다고 해도, 텍스트에 더 큰 손상을 입히지 않고 가능하겠는가.

  셋째, 자연과 주체가 이같이 동질화 되어 생동화(生動化)하면 사생(寫生)이니 묘사니 하는 따위의 요구는 공염불이 아닐까 생각된다.

  홍해리는 우리 시대의 보기 드문 로맨티시스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천상병의 주정이나 박용래의 눈물과는 다른  것이다.

  인간의 주관과 감정을 이입하는 행위를 훨씬 초월한 그 너머의 로맨티시즘이라고나 할까, 그런 것!

 

- 문덕수(시인)/월간『詩文學』2006.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