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변잡기·洪錫珉 기자 49

<주변잡기> 주당이라면 중국 4대 명주는 알아야

04/10/28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주당이라면 중국 4대 名酒는 알아야 시계는 오후 6시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제 10분 남았다.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을 나섰다. 광화문 지하보도를 가로질러 약속 장소인 중국식당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주류 전문점에 들러 우량예(五粮液)를 한 병 산다. 좋은 술을 샀다..

<酒변잡기> 순수의 보드카가 소금을 만나면

04/04/22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순수의 보드카가 소금을 만나면… “나는 공주를 사랑한다. 그리고 압제와 굶주림에 시달려온 여러분 농민을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내 조국 러시아를 더 사랑한다.” 러시아의 민중 영웅 스텐카 라진이 자신이 사랑하는 공주를 볼가강에 던지기 직전에 했다는 연설은..

<酒변잡기> "술 한 잔에 詩 한 수, 풍류에 취하네"

2004/05/20 / 동아일보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술 한잔에 詩 한 수, 풍류에 취하네" 시인 두보는 음중팔선가에서 이백을 두고 ‘말술에 백 편의 시를 짓는다’고 표현했다. 자칭 취선옹(醉仙翁), 술에 취해 물에 비친 달을 따려다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까지 나도는 걸 보면 이백은 역시 동서고금을 통틀어 첫손가락에 꼽히는 주당이다. 그의 시 역시 술을 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술 권하는 노래 ‘장진주(將進酒)’에서 그는 ‘소를 잡고 양을 삶아 즐겁게 놀아보세, 우리 서로 만났으니 300잔은 마셔야지’라고 노래한다. 300잔, 그의 호방한 기개에 감동하면서도 의구심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100년 3만6000일 동안 하루에 300잔씩 마시리라’는 ‘양양가(襄陽歌)’에 이르면 이젠..

<酒변잡기> "좋은 술이 되거라!"

2004/05/06 (동아일보)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좋은 술이 되거라!”   아버지, 참 오랜만에 편지를 띄웁니다.   며칠 전 두 분 결혼기념일이라고 전화 드렸을 때 “바쁠 텐데 뭐 그런 걸로 전화를 하냐. 언제 시간 나면 애비랑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셨죠. 부자간의 술자리라, 저야 별로 이상할 게 없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주변에선 상당히 의아한, 또 부러운 눈빛으로 저를 봅니다.   그날 생각이 나네요. 십몇 년 전 어느 겨울밤 늘 술이 고팠던 친구들을 이끌고 충무로의 한 술집에 갔죠. ‘이게 웬 떡이냐. 홍모에게 모처럼 술 한 잔 얻어먹는구나. 그것도 시내에서’ 하는 생각으로 따라왔던 친구들은 뜻밖의 물주가 등장하자 몹시 놀랐습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심란해 하던 저와 친구들에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