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환 2

검은등뻐꾸기 / 홍해리 : 강용환

검은등뻐꾸기  洪 海 里  뻐꾸기가 몰래 탁란托卵을 한 새끼오목눈이 새끼들이 줄탁啐啄도 하기 전둥지 밖으로 다 밀어내 버리고오목눈이 둥지보다 더 크게 자란 새끼둥지 위에 턱 올라 앉아큰 입을 딱딱 벌리고 있다까만 부리 빨간 입 속으로 먹이가 계속 들어간다먹이 물어 나르기에 힘이 부친 오목눈이 어깨 위로긴긴 해가 저물고 있다'이소離巢하라, 이소하라!'어미는 계속 주변을 맴돌며 뻐꾹거리고부잣집의 잘난 자식들이늙은 부모 동남아 관광시켜 드린다고현지에 가 버리고 온다는데그렇지 때가 되면 빨리 이소해야지'홀딱 벗고 홀딱 벗고'사랑도 번뇌도 미련도 다 버리라고먼 먼 동남쪽 하늘에서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는 검은등뻐꾸기'홀딱 벗고 색즉시공色卽是空,홀딱 벗고 공즉시색空卽是色'하루 종일 주문을 외는 소리에쯧쯧 혀를 차는 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