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첩백매萬疊白梅
만첩백매萬疊白梅洪 海 里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그대가 날 맞이할 마중물을 마련케 함이려니서두르지 마라매화가 꽃봉오리를 한꺼번에 터뜨리지 않듯느긋하게 기다리거라우주가 열리는 찰나를 노량노량 기다리거라. 눈독 들이면 꽃은 피지 못하느니지구가 도는 소리가 들리는가우주가 움직이는 걸 느끼는가나비가 날 듯 지구는 돌고우주의 반딧불이 별들은 꽃이 필 때마다 반짝반짝 반짝이느니. 꽃 한 송이 속에는 사계가 들어 있어꽃잎 한 장 피면 봄이요두 개가 열리면 여름이 온 것이요세 번째가 벌어지면 가을이요또 한 장이 벌면 겨울이러니한 해가 꽃 속에서 뜨고 꽃 속으로 저문다.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꽃 한 송이가 버는 시간을 견디는아름다운 순간 순간이 아니랴매화가 하얀 꽃잎을 한 장 한 장 펼쳐 보이듯그대가 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