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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물

물 洪 海 里 그대가 그리우면 그대 곁에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래도 그대가 그리우면 그대 손을 가만히 잡아 봅니다 그래도 또 그대가 그리우면 그대 몸에 살며시 손을 댑니다 그대의 몸에 몸을 대고 있으면 나는 그대로 물이 됩니다 그리 하여, 그리 하여 그대 속으로 서서히 스며듭니다 그러면, 나는 그대와 하나가 됩니다 그대가 부르는 소리를 따라 그대를 향해 가는 길이 납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마다 빛이 쌓이고 쌓여 꽃이 피어납니다 그 꽃이 피워내는 향이 천상에까지 가득 차 오릅니다. -『애란愛蘭』(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