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준 11

인수봉仁壽峯

인수봉을 보며  洪 海 里봄이 오면 풀잎이 돋아나듯이느글대는 피를 어쩔 수 없다문득 차를 타고4·19탑 근처를 서성거리다인수봉을 올려다보면그저 외연한 바위의 높이가슴속 숨어 있는 부끄러움이바람따라 똑똑히 되살아난다백운대를 감고 도는 흰 구름장벼랑에 버티고 선 작은 소나무어둔 밤이 와도 움쩍 않고서늘한 바람소리로가슴속 검은 피를 느글대게 한다부끄러운 나의 피를 돌게 한다저 바위 아래 그늘 속이름 모를 풀꽃도때가 되면 스스로 피어나는데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나의 피여.- 시집 『우리들의 말』(1977, 삼보문화사)

인수봉을 보며

인수봉을 보며  洪 海 里 봄이 오면 풀잎이 돋아나듯이느글대는 피를 어쩔 수 없다문득 차를 타고4·19탑 근처를 서성거리다인수봉을 올려다보면그저 외연한 바위의 높이가슴속 숨어 있는 부끄러움이바람따라 똑똑히 되살아난다백운대를 감고 도는 흰 구름장벼랑에 버티고 선 작은 소나무어둔 밤이 와도 움쩍 않고서늘한 바람소리로가슴속 검은 피를 느글대게 한다부끄러운 나의 피를 돌게 한다저 바위 아래 그늘 속이름 모를 풀꽃도때가 되면 스스로 피어나는데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나의 피여.- 시집『우리들의 말』(1977)

우이동솔밭공원

우이동솔밭공원 2022.12.15./박제준 님 촬영.   우이동솔밭공원 · 1 / 洪 海 里 백년 묵은 천 그루 소나무가 방하착하고기인 하안거에 들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나무 속 결 따라 신들의 궁전으로 가는 길울려나오는 금강경의 물결도 숨죽이고 흐른다수천수만 개의 푸른 붓으로 비경秘經을 새기고 있는노스님의 먹물은 말라붙어 버렸다땅속 천 길 이엄이엄 흐르는 천의 냇물이여내 마음의 다랭이논에 물꼬를 열어바람의 땅 낮은 곳을 따라 흐르는 온전한 물소리잠깬 물고기 한 마리 날아올라천년 세월을 면벽하고 나서 쇠종에 매달리니바람이 와! 화엄華嚴의 춤을 춘다무거운 침묵으로 빚은 야생의 시편들눈 밝은 이 있어 저 바람의 노래를 읽으리라귀 밝은 이 있어 저 춤을 들으리라마음 열고 있는 이 있어 물처럼 흘러가리라저들 나무..

牛耳洞 이야기 2022.12.16

가을산에서 - - 牛耳詩篇 · 8

가을 산에서 - 牛耳詩篇 · 8 洪 海 里 혼백을 하늘로 땅으로 돌려보낸 텅 빈 자궁 같은, 또는 생과 사의 경계 같은 가을 산에 서 있었네 지난 봄 까막딱따구리가 파 놓은 오동나무 속 깊이 절 한 채 모셔 놓고 가지에 풍경 하나 달아 놓았네 감국 구절초 쑥부쟁이에게 안부를 남기고 물이 만들고 간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무장무장 먼 산에 이는 독약 같은 바람꽃 맑은 영혼의 나무들이 등불을 달고 여름내 쌓인 시름을 지우고 있었네 서리 내릴 때 서리 내리고 스러지는 파도가 다시 일어서는 것처럼 지나간 세월이 내일의 꿈이 될 수 있을까 먼 길이 다가서는 산에 혼자 서 있었네. -시집『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가곡> 우리 북한산 : 홍해리 작사/ 최영섭 작곡/ 이수연 편곡/ 박제준 촬영

한 해의 특별한 시작강북구, 마치 음악회에 온 듯 '색다른' 신년인사회 입력 2016. 1. 8. 17:20 - 강북구, 12일(화)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으로 문을 여는 특별한 신년인사회 개최 - 오케스트라․가곡 공연에 주민의식 개선 구민 발표까지! 지역사회 화합과 발전 의미 담은 알찬 인사회로 강북구(구청장 박겸수)가 2016년을 맞아 오는 12일(화) 오후 2시 강북구 인수동에 소재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신년인사회를 개최, 구민들과 희망찬 새해의 기운을 나누는 화합의 자리를 갖는다. 특히 이번 신년인사회는 자칫 지루해 보이기 쉬운 그동안의 권위적 모양새를 벗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문화공연과 더불어 학교주변 청소년 유해업소 근절, 생활쓰레기 감량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주민..

우이동솔밭공원

우이동솔밭공원 洪 海 里  백년 묵은 천 그루 소나무가 방하착하고기인 하안거에 들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나무속 결 따라 신들의 궁전으로 가는 길울려나오는 금강경의 물결도 숨죽이고 흐른다수천수만 개의 푸른 붓으로 비경秘經을 새기고 있는노스님의 먹물은 말라붙어 버렸다땅속 천 길 이엄이엄 흐르는 천의 냇물이여내 마음의 다랑논에 물꼬를 열어 다오바람의 땅 낮은 곳을 따라 흐르는 온전한 물소리잠깬 물고기 한 마리 날아올라천년 세월을 면벽하고 나서 쇠종에 매달리니 바람이 와! 화엄華嚴의 춤을 춘다무거운 침묵으로 빚은 야생의 시편들눈 밝은 이 있어 저 바람의 노래를 읽으리라귀 밝은 이 있어 저 춤을 들으리라마음 열고 있는 이 있어 물처럼 흘러가리라저들 나무속에 숨겨진 비경을 나 어이 독해하리잠깐 꿈속을 헤매던속눈썹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