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돌은 자신을 버려 칼을 벼린다 4

숫돌은 자신을 버려 칼을 벼린다

숫돌은 자신을 버려 칼을 벼린다 洪 海 里 제 몸을 바쳐 저보다 강한 칼을 먹는 숫돌, 영혼에 살이 찌면 무딘 칼이 된다. 날을 세워 살진 마음을 베려면 자신을 갈아 한 생生을 빛내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서로 맞붙어 울어야 비로소 이루는 상생相生, 칼과 숫돌 사이에는 시린 영혼의 눈물이 있다.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 이 시는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통해 배려의 미학을 되새기고 있다. ‘되새기고 있다’라 함은 누구에게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 스스로가 곰곰이 생각하는 어투라는 의미다. 혹여 자신의 영혼은 과대하게 살찌지 않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것을 벼리는 일이 남았을 것인데, 벼리는 것을 시인은 상생相生으로 그 의미를 도출해 낸다. 칼은 무뎌진 자신의 날을 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