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이동 일지 3 - 어느 날 우이동 일지 ·3 - 어느 날 홍해리(洪海里) 꼭두새벽 일어나 조반상 받고 혼자서 밥상머리 수저를 들면 사는 일 눈물겨워 목이 메이네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도 나고 어릴 적 떠나 버린 여동생 순이 어린 것들 잠자리 뒤채이면서 동화 속 왕자 공주 미소하는데 그믐달이 해적선처럼 떠 있는 섣달 스무여..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7
<시> 어느 날 어느 날 홍해리(洪海里) 어느 날 갑자기 자주빛 라일락 꽃은 터져서 신명이 난다 신명난다 뿌리 주변에 모여 있던 은빛 처녀들 영혼의 비인 잔에 불빛을 담아 땅 위에 뛰어나와 춤추고 있다 지상의 어둠을 모는 바람 사이 금빛 혀가 튀고 있다 무수한 웃음소리를 데불고 오는 섬섬옥수 고.. 시집『우리들의 말』1977 200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