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새 2

으악새 / 유시욱(문학평론가)

으악새 洪 海 里 바람에 일렁이는 은백의 머리칼 아름답게 늙은 사람 고운 사람아 저건 꽃이 아니라 차라리 울음이리 낮은 곳으로 펼치는 생명의 비단이여 구름으로 바람으로 굽이치는 만릿길 끊일 듯 들려오는 향기로운 단소 소리 가다가 돌아서서 넋을 잃고 바라보면 수천수만 새 떼의 비상이네 물보라 피우는 능선의 파도이다가 풀밭에 달려가는 양 떼이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쓸쓸한 그리움이네 산기운 모아 뽑는 허이연 기침소리 저건 꽃이 아니라 차라리 울음이네. * 에서도 양 감각의 이미지는 자유자재로 구사되어 있다. 억새풀 같은 흔한 소재에서 참신한 상을 끌어내기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생명의 비단에서 굽이치는 구름길이나 바람길, 새 떼의 비상, 물보라 이는 파도, 양 떼로 이어지는 시각적 표상과 단소소리와 기침소리,..

으악새

으악새 洪 海 里 바람에 일렁이는 은백의 머리칼 아름답게 늙은 사람 고운 사람아 저건 꽃이 아니라 차라리 울음이리 낮은 곳으로 펼치는 생명의 비단이여 구름으로 바람으로 굽이치는 만릿길 끊일 듯 들려오는 향기로운 단소 소리 가다가 돌아서서 넋을 잃고 바라보면 수천수만 새 떼의 비상이네 물보라 피우는 능선의 파도이다가 풀밭에 달려가는 양 떼이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쓸쓸한 그리움이네 산기운 모아 뽑는 허이연 기침소리 저건 꽃이 아니라 차라리 울음이네. * 에서도 양 감각의 이미지는 자유자재로 구사되어 있다. 억새풀 같은 흔한 소재에서 참신한 상을 끌어내기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생명의 비단에서 굽이치는 구름길이나 바람길, 새 떼의 비상, 물보라 이는 파도, 양 떼로 이어지는 시각적 표상과 단소소리와 기침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