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그늘- 홍해리 신작시 5편을 중심으로 이병금 (시인) 그의 신작시 5편은 특이한 구조를 보여준다. 각각의 한 편을 한 층씩 쌓아올린 5층의 건축물은 물위에 2층, 물속에 잠긴 다른 두 개의 층이 데칼코마니 기법처럼 마주보고 있다. 물의 표면에 스며 있어 잘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층이 물위와 물밑의 접혀진 부분으로 숨어 있다. 5층의 건축물은 물위에 떠 있지만 물속에도 떠 있다. 맨 아래층의 바닥엔 짐작할 수 있듯 물의 뿌리와 연결된 작은 문이 열려 있고 검붉은 물이 입을 벌리고 있다. 5층의 건축물을 지탱하는 중심은 물의 표면과 맞닿은 ‘그늘’이라는 주름진 층이다. 반들거리는 물의 피부에 닿은 채 물위의 집은 생각에 잠겨 있다. 혹은 물위로 잠시 옮겨온 집의 주인은 물속에서 일어났던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