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침묵 · 1 침묵 · 1 洪 海 里 침묵은 도토리묵보다도 매끈해 침으로 묵을 집는 일 아슬아슬 줄타기보다 어렵다 입술이 근지러워 묵첨이라도 하나 넣어 볼까 입을 열면 혀에 살던 발 없는 금빛 말 떼, 금세 천리를 날아가 네 귓속에서 춤추며 내 목을 조르니 묵이 목으로 넘어가기도 전 깨진 한 점 묵.. 시집『독종毒種』2012 2011.03.21
<시> 침묵 · 1 침묵 · 1 洪 海 里 침묵만한 말이 세상에 없다 바람이 울지 않듯, 나무는 한평생 말을 사약으로 삼키며 살아서 꽃을 세우고 죽어 침묵을 내려놓는다 우리의 말도 꽃처럼 허허로울 때 말은 열매를 허공에 단다 그 열매가 침묵이다 맹목 같은 시의 침목이 된다 침묵은 천년 묵은 침향이다. .. 시화 및 영상詩 201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