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침묵 · 1

洪 海 里 2011. 3. 21. 06:21

 

침묵 · 1

 

洪 海 里

 

 

침묵은 도토리묵보다도 매끈해

침으로 묵을 집는 일

아슬아슬 줄타기보다 어렵다

 

입술이 근지러워

묵첨이라도 하나 넣어 볼까 

입을 열면

 

혀에 살던 발 없는 금빛 말 떼, 금세

천리를 날아가 네 귓속에서 춤추며

내 목을 조르니

 

묵이 목으로 넘어가기도 전

깨진 한 점 묵에서

씁쓸하고 허망한 모습을 본다

 

묵사발 난 나의 자화상.

 

 

- 시집『독종』(2012, 북인)

* http://blog.daum.net/hong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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