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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 홍해리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1월 18일)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3. 1. 18. 오늘 아침도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삶과 죽음에 대한 그 빛나는 이야기"란 부제를 단 읽기를 이어간다. 오늘 아침은 제7장 "파 뿌리의 지옥, 파 뿌리의 천국"을 읽고 여러 가지 사유를 해본다. 끝까지 이기적일 것 같은 사람도 타인을 위해 파뿌리를 하나 정도는 나눠준다. 그 정도의 양심은 꺼지지 않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을 믿는다. 파뿌리 이야기는 도스토옙스키의 에 나온다. 우리가 행하는 보잘것없는 선행 한 가지도 하느님의 축복이 된다는 말이다. 옛날에 아주 인색한 노파가 살고 있었는데 살아생전에 한 번도 선행이라곤 해본 적이 없어서 죽은 후에 지옥에 ..

춘분시春分詩 - 우이사호牛耳四皓

춘분시春分詩 - 우이사호牛耳四皓 임 보 후백后白 고불古佛 화산華山 난정蘭丁 우이동의 네 노인들이 모여 저녁 인수봉 바라다보며 수작이다 난정은 금년이 고희 화산은 난정의 두 해 위 고불은 화산의 10년 위 후백은 다시 고불의 10년 위다 크게는 20여 년의 연차가 있지만 시를 놓고 사는 이들이어서 친구처럼 격의 없이 지낸다 말씀은 주로 망백望百을 지난 후백이 이끄는데 지용과 목월, 지훈과 미당을 넘어 굴원에까지 올라간다 滄浪之水淸兮(창랑의 물이 맑으면) 可以濯吾纓(내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창랑의 물이 흐리면) 可以濯吾足(내 발을 씻으리라) 고불은 섬 얘기 난정은 난초 얘기 화산은 수석 얘기 주모는 부산하고 창 밖은 춘설이 분분 백매는 아직도 푸른 주먹을 쥔 채 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后白은..

詩化된 洪海里 2024.03.28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187 홍 해 리 어쩌다 실수로 아내의 치매약을 먹었습니다 그날 밤 꿈속에서 하염없이 거리를 헤맸습니다 집으로 가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걸어다니는 일도 차를 타는 것도 다 잊은 상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허우적허우적거리다 때로는 허공을 날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길을 잃고 헤맨 아내 그 뒤를 쫓아다녔는지도 모릅니다 여덟 시간 미아가 되었던 아내의 긴 세월을 하룻밤 꿈으로 대신했나 봅니다 아내의 치매약으로 다른 한세상을 구경한 내가 약도 없는 치매환자가 되어 환한 대낮에 길을 잃고 허청댑니다. - - 詩選集 (2021, 놀북) - 원시 출처: 시집 (2017) *홍해리(1942, 충북 청주 생) 1969년 시집 로 활동시작. 시집 外 다수. #홍해리 #치매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