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비늘 풀어 한 말 하늘 가득 띄워 놓고 사납게 사납게 부서지는 바람 사해에서 칼을 물고 달려오고 있었다. 수천의 빛이 깨어져 그 빛의 바다마다 하늘이 흔들리고 하얀 이마를 부딪고 있는 파도 맨살로 엉겨 허덕이고 있었다 자잘한 물고기 떼 깊이 갈앉고 바닷개들만 푸른 불을 뱉고 있었다 눈 먼 새가 수없이 익사하고 있었다 비늘 떨어진 상어 떼가 제 소릴 잃고 헤매이는 무릴 위해 긴긴 밤 뜬 눈으로 죽은 새의 하얀 뼈를 추리고 있었다 파란 불이 난다 허무의 바다여 일진일진 파도를 핥으며 익숙한 수부의 그물을 빠져나온 바람이 바닷속으로 한없이 떨어져 내려 그곳에 묻히는 어둠을 깨고 있었다 밤이면 수 천 수 만리 밖 수 천의 수 만의 바다 바다마다 잠깨인 고기 떼가 일어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