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달은 배고파 운다 허리가 굽은 눈썹달의 등을 타고 돌아왔다 빌딩의 창문마다 쓸쓸한 달빛 창유리를 타고 흐른다 슬슬슬 등을 부비고 있는 달덩이 그 보드란 손목을 잡고 시가지를 벗어나면 풋풋한 땅기운이 솟아오른다 보리밭 밀밭의 부러진 팔다리 달빛은 하얀 뼈를 굴리며 논다 뿌연 다리를 물 속에 잠그고 춤추는 불빛과 어울려 허기진 4월 풋나물 한잔술에 취했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약속 밤하늘을 흔든다 별뿌리까지도 멍멍한 가슴을 쥐어뜯고 있다 허기진 배에 흐르는 취기 눈썹달의 등을 타고 돌아오는 길 달빛도 외로워 춤추는 길에서 우리는 취해서 한 쪽 귀를 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