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바람 한 점
洪 海 里
입추가 지나면송림 사잇길은빛 고운 이슬이 내려풀잎마다 지천으로 해가 돋는다.열 길 맑은 살 속한여름 불타오르던 온갖 욕망이깊고 깊은 고독을 닦아한가을 하늘 한복판둥근 달을 띄우고,하늘은 높이서 화장에 능하지만인생은 가득한 공허섭섭한 손저음이새로운 재희를 약속하고한 치쯤 뒤에서 물러선다.맑은 바람 한 점이가득한 듯한 여자들의 바다를 몰아가슴이 텅 빈 사내들구릿빛 건강한 살을 올린다.
(시집『花史記』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