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몸 닿지 않는 사랑

洪 海 里 2006. 12. 3. 17:40

몸 닿지 않는 사랑


1.청악매靑萼梅 피고

 

삼복에 맺은 인연

섣달 그믐밤

비밀보다 은밀하니 터뜨린다

톡, 토옥, 톡톡톡!

백자 항아리

빙하의 알

고이 품다

드디어 펼쳐 놓는

향香.


2. 지다

 

눈 쌓인 적막강산寂寞寒山

새벽녘

시리디시린

눈빛을 잃다

너는 푸른 감옥

나는 기꺼이

너의 좁은 감방에

갇히느니

거대한 어둠

그 속에서, 나는

황홀토록 환하다

몸 닿지 않는 사랑



너에게 닿기도 전

벌써 떠나는

한순간의 텅 빈 막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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