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가을 연가

洪 海 里 2006. 12. 3. 17:37

가을 연가

 

洪 海 里

 

 


처서 백로 지나고 한로도 지나

초라해진 풀잎에 맺히는 이슬

방울방울 시리게 몸을 떠네

눈 시려 눈이 시려

아침 안개에 마음마저 부셔

바래지는 어둠 속으로

가는 이 없어도 마음 서럽고

슬픈 일 없어도 눈물은 젖어

이슬방울 안경 삼아

뒤돌아보면 출렁이는 바다

파도만 끝없이 가슴을 치고

버리지 못하고 흘러가는 세월

비단길 같은 꿈길도 외로워

길 따라 피어나는 눈물이거나

끝없이 따라오는 그리움이여, 이제

눈에 선히 밟히는 별이 되거라

함부로 사랑한다 말하지 말고

스쳐 지나는 바람의 손짓 따라

너의 목숨을 흔들어 대며

몌별袂別 연습을 하지 말거라

텅 빈 들녘으로

비어 있는 하늘로

가을은 가고 겨울은 젖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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