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절정을 위하여

洪 海 里 2006. 12. 4. 05:02

절정을 위하여

洪 海 里

 

조선낫 날빛 같은 사랑도

풀잎 끝의 이슬일 뿐

절정에 달하기 전

이미 내려가는 길

풀섶에 떨어진 붉은 꽃잎, 꽃잎들

하릴없이 떨어져 누운 그 위에

노랑나비 혼자 앉아

하마하마 기다리고 있다

절망이 아름답다고

노래하는 시인이여

슬픔도 눈물로 씻고 씻으면

수정 보석이 되고

상처도 꽃으로 벌어

깊을수록 향으로 피어오르는가

마음을 닦아 볼까

스스로 깊어지는 숲

속으로 들어가

흔적도 남기지 않는

바람을 만나네

무거운 마음 하나 머물고 있는

바윗속을 지나니

절정은 이미 기울어지고

풀 새 벌레 한 마리 들리지 않네

목숨 지닌 너에게나 나에게나

절정은 없다.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시집『푸른 느낌표!』200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꽃바다 암자 한 채  (0) 2006.12.05
적요 속으로  (0) 2006.12.05
봄눈  (0) 2006.12.04
수평선을 찾아서  (0) 2006.12.04
지독한 사랑  (0) 2006.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