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키 작은 들꽃들//사진:은비 / 詩: 洪海里

洪 海 里 2007. 4. 16. 07:49

시詩로 쓴 나의 시론詩論

 

1. 시인은 누구인가.

 

시인詩人

 

시도 때도 없어

세월이 다 제것인 사람

 

집도 절도 없어

세상이 다 제 것인 사람

 

한도 끝도 없이

하늘과 땅 사이 헤매는 사람

 

죽도 밥도 없이

생도 사도 없이 꿈꾸는 사람

 

 시인은 누구인가.

 

바람이 자고 가는 대숲은 적막하다

적막, 한 시에 적막한 시가 나온다

그 시는 우주를 비추고 있는 별이다

시인은 적막 속에서 꿈꾸고 있는 자

 

한 편의 시를 찾아서

 

내가, 나를 떠나고

나를 떠나보냅니다

우주가 내 속으로 굴러 들어 옵니다

내가 우주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나를 찾아 봅니다

나를 그려 봅니다

요즘도 새벽이면 가벼운 날개도 없이

나는 비어 있는 우주의 허공을 납니다.

 

순순한 시

 

눈을 감아도 꿈이요

눈을 떠도 꿈이니

달빛에서 향이 나고

해에서도 꽃이 피네

설레는 햇살에 눈이 부셔

알게 모르게 사윈 것들마다

달뜨는 초록 알갱이들처럼

바람으로 돌아오는가

나물밥 먹으면 나물 향기 나고

물을 마시면 골짜기 바람

이우는 달이 차면

그리움도 지독한 형벌이라

너를 네게 보내는 죄를 짓는 일

나는 눈도 가리고

귀도 막노니 숨 가쁜 일 없어라

생이란 상처투성이

추억은 까맣게 타서 아픔이 되고

한 세월 건너가고 건너오는 것이

시 쓰는 일이 아닐 건가

한 편의 순순한 시

너에게 무작정 무너져 내린다.

 

나의 시 또는 나의 시론

 

마음의 독약

또는

영혼의 티눈

또는

괴꼴 속 벼알

또는

눈물의 뼈.

 

나의 시詩는 나의 무덤

 

시 쓰는 것이 무덤 파는 일임을

이제야 알겠다

시는 무덤이다

제 무덤을 판다고 욕들 하지만

내 무덤은 내가 파는 것∙∙∙

시간의 삽질로 땅을 파고

나를 눕히고 봉분을 쌓는다

시는 내 무덤이다.

빙빙 날고 있는

무덤 위의

하늘이 그의 무덤이다

그는 날개로,

바람으로 시를 쓴다

그가 쓰는 시를

풀과 나무가 받아 꽃으로 피운다.

 

 시의 경제학

-한 편의 시詩, 천년의 시詩

 

대는 침묵으로 소리를 담고

속 빈 파가 화관을 머리에 이듯,

 

속에선 조용히 물이 오르고

겉으론 불길 담담한,

 

온몸이 탱탱하고

아랫도리 뿌듯해 안고만 싶은,

 

오래 묵을수록

반짝반짝 빛나는 역린逆鱗과 같은,

 

Poem [우리시] 4월. 홍해리

Photo  by 은비

 

 ----> 금붓꽃

 

 

작은 들꽃들을 담아 보았습니다

금붓꽃도 손가락 크기만 합니다.

고운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와 반겨주는 봄날입니다

^^*

출처 : 꽃섬
글쓴이 : 은비 원글보기
메모 : 키 작은 풀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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