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홍해리 님의 애란시와 자란紫蘭

洪 海 里 2007. 6. 8. 06:22

 

♧ 자란(Bletilla striata)은


난초과(蘭草科 Orchid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우리나라에서는 유달산 바위틈에서 자란다.

땅속줄기는 둥글고 육질(肉質)이며 속은 흰색이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5~6개가 기부에서 서로 감싸며 난다.


잎은 길이가 20~30㎝에 달하고 세로로 많은 주름이 있다.

5~6월경 잎 사이에서 꽃대가 50㎝ 정도의 길이로 나와

6~7개의 홍자색 꽃들이 꽃대에 내리 핀다.

꽃은 지름이 3㎝ 정도이고 5장의 꽃잎은 모두 같은 모양이다.


중앙부의 입술꽃잎[脣瓣]은 쐐기 모양으로 윗부분은 3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땅속줄기는 백급(白) 또는 백약(白藥)이라고 하여

각혈, 종창의 치료에 쓰인다. (李相泰 글)


 

♧ 자란(紫蘭) - 홍해리(洪海里)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가슴속으로 타는

불꽃의 교태


심장을 다 짜서

혓바닥으로 핥고


하늘에 뿜어 올렸다

다시 초록으로 씻어


피우는 고운 불꽃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현기증이 인다.


 

♧ 자란행(紫蘭行) - 홍해리(洪海里)

   

한번 꽃을 피우고 나면

가을이 오고

한 해가 기우는데


거리마다 외투깃 슬몃 올리는

허허한 시간

가을걷이 끝내고


혼불만 붙어 있는 빈 몸

더 밝은 빛을 위하여

속울음을 잠재우나니


자란자란 차오르는 보랏빛 그리움

따스한 대지의 보드라운 살에

꼬옥 꼭 박아 놓고 있나니.

 

 

♧ 자란(紫蘭)과 웅란(雄蘭) - 홍해리(洪海里)

   

같이 잠이 들고

함께 눈을 뜨는


구름 타고 빗속에 들고

빗속에서 꽃 속에 드는


꽃 속에서 꿈속에 들고

꿈속에서 하늘 오르는


잠들 때 곁에 있고

눈뜰 때 옆에 있는.

 

* 자란은 건란 가운데 잎이 처지는 종류이고

웅란은 잎이 꼿꼿이 서는 남성적인 난을 말함.

 

 

♧ 하란 개화(夏蘭開花) - 홍해리(洪海里)

 

진통의 밤이 지난, 새벽

문 열자 찰랑찰랑하던, 향기

드디어 넘쳐나네


먼먼 우주에서, 오는

그대의 입김

불립문자(不立文字)로 피어나네


외로운 넋으로

목을 뽑듯, 올리는

뽀얀 살빛의 염화미소(拈華微笑)이네


찬란한 비상을, 꿈구는

마음으로, 그리는

가슴에 화두(話頭), 하나


이 아름다운 충만

서늘한

축복이네!

 

 

♧ 난초꽃 피면 - 홍해리(洪海里)

   

봄이 오면

난초꽃 피고


그대 얼굴을 열면

옷깃에 찬 추위가 별것이랴


남녘에서 제비 떼 날아와

잘한다, 잘한다! 우지지는데


뿌리까지 흔들어

종소리 울리는


그대 가슴에 꽃이 피리야

보랏빛 종소리로 울리리야


이것 봐, 이것 봐라! 하며

고갤 쳐드는


저 여린 꽃대궁 어이하리야

그대 가슴에 피는 저 꽃을 어이하리야.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메모 : 자란(紫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