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날씨가 좋았었는데
이번에는 장마전선이 올라올 모양이다.
중부지방의 때 이른 이상기온을 보더라도
정말 지구는 우리가 염려하는 수준 이상으로 고장 난 게 아닐까?
오늘 새삼스레
내가 알게 모르게 자연을 훼손하지는 않았는지
필요 이상으로 화석 원료를 사용하진 않았는지
돌아보며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 자귀나무(mimosa tree)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낙엽소교목으로 키는 3~5m 정도 자란다.
가지는 드문드문 옆으로 길게 퍼지며, 잎은 깃털 모양의 겹잎으로 어긋나는데,
길이가 6~15m인 잔잎은 낫 같은 모양의 비대칭이며 원줄기를 향해 굽는다.
꽃은 양성으로 7월에 새 가지 끝에서 길이가 5㎝ 정도의 꽃대가 나와 피는데,
15~20개의 꽃들이 산형꽃차례를 이룬다.
꽃받침은 불분명하게 5개로 갈라지며, 종(鐘) 모양의 꽃부리[花冠]는
길이가 6㎜ 정도이며 5개로 갈라진다. 길이가 3㎝로 꽃잎보다 긴 수술이
25개 정도 달리는데 끝부분은 홍색, 밑부분은 흰색이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길이가 12㎝ 정도인 납작한 모양의 꼬투리에는
5~6개의 씨가 들어 있고, 이듬해까지 그대로 달려 있다.
외국에서 도입되었으며 주로 황해도 이남의 따뜻한 곳에서 자란다.
넓게 퍼진 가지 때문에 나무의 모양이 풍성하게 보이고
특히 꽃이 활짝 피었을 때는 술 모양으로 매우 아름다워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잎은 낮에는 옆으로 퍼지나, 밤이나 흐린 날에는 접힌다.
자귀나무의 한자 이름은 모두 비슷한 뜻의 합환목(合歡木),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 등으로 예전에는 부부의 금실을 위해서
이 나무를 집안에 심었다. 본 종(種)과 비슷한 식물로는 목포 유달산을 비롯하여
그 근처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종인 왕자귀나무가 있는데,
잎이 훨씬 크고 수술이 많으며 꽃이 보다 흰 것이 특징이다. (李相泰 글)
♧ 자귀나무 송 - 홍해리(洪海里)
저녁나절
몽롱이 취한 여자가
연분홍 실타래를 풀었다 말았다
동양을 꿈속에 잠그고 있다.
등에 물을 끼얹으며
씻을 데 다 씻고 나서
한 사내의 넋을 불러내고 있다.
손마디 마디 녹아내린
밤바람
어둠 속에서 달덩일 안고
죽어가듯이
풀과 하늘과 벌레를 수놓으면서
정한 슬픔을 날리고 있다
저도 모르게 침 흘리는 사내 하나
깔깔대며 숱한 새 떼를
저녁 하늘에 날리고 있다.
다 잠드는 지구 위에
이슬은 고이 나려
사랑하는 이의 꿈을 적시고
드디어 동양을 꽃피우고 있다.
♧ 적막한 자귀나무 - 강세화
가랑가랑 마흔아홉 날이 지나고
자귀나무가 꽃을 말리고 있다
적막한 잎사귀들이 넋을 떨구고
하염없이 늙어가고 있다
팔자는 못 고치고 훌빈해진 사랑이여
귀 닫고
눈 닫고
입 다물고
자귀나무는 심심하게 늙어가고 있다
가늘게 촘촘히 매달린 생애가
안타까이 목마르게 흔들리면서
앞앞이 말 못하는 속앓이를 참고 있다
진득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혼란스럽게
혼란스럽게
어질어질 이승을 돌아보며
아무 일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은 채
고실고실 늙어가는 그대여
자귀나무 아래 사랑이 저물어가고 있다
♧ 자귀나무 사랑 - 김금용
지구가 둥글어서 반밖에
보지 않는 세상 저편 하늘가에 있을
또 다른 너를 찾는다
불을 크게 지피면 볼 수 있을까
너는 늘 한 발자국 뒤에 있어
가슴으론 밀쳐 내지 못했다
세상이 내려다뵈는 언덕의 자귀나무
전하지 못한 세상의 말씀들을
대신 껴안고 비로소 자유로운 너
지나온 길 안개인 듯싶어도
돌아보면 투명한 시간들,
흰 광목만큼이나 질기고 넉넉한 기억 속에
그만 너를 단단히 묻는다
나날이 푸르러지는 작은 언덕에
그리움 따위 자나가는 바람이라 하자
♧ 자귀나무와 바다(357) - 손정모
자귀나무의 잔잎에서
먼 바다의 파동
가뭇가뭇이 살아나오는 날
솔숲을 휘감아 도는
푸른 산울림마저도
하얀 빙벽으로 일어선다.
뻐꾸기의 울음에 일렁이는
바다의 전설
아직도 살아있을까?
바다를 향한 선홍의
그리움으로 지새던 자귀나무에
바다의 속삭임 물결친다.
♬ I'd Love you to Want Me - Lo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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