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과 본보가 함께 펼치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에서는 ‘트레이드마크(trade mark)’를 ‘으뜸상징’으로 정하는 등 올해 45개의 외래어를 손질했다. 2004년 7월 5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62개의 외래어를 다듬었다.
누리꾼들은 올해 우리말 다듬기에서 2만2732개의 새로운 말을 제안했으며 8만524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외래어 하나에 평균 505건의 새로운 말을 제안하고 1894명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투표 참여자가 500명 내외이던 2004년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에는 2만58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올해 마지막 순화 대상인 ‘패딩(padding·털이나 솜을 넣어 누비질한 상의)’을 대신할 ‘누비옷’은 예부터 쓰이던 낱말인데도 누리꾼 투표에서 ‘맵시속바지’(드로어즈)와 함께 올해 최고의 지지(59%)를 받았다. 기존 낱말도 의미 확장을 통해 새로운 외래 문물을 나타내기에 손색없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사라진 말이나 방언을 살려 쓴 예도 있다. ‘팬미팅’은 ‘사랑하다’의 옛말인 ‘J다’의 명사형 ‘ㅱㅱ’의 현대식 표기인 ‘다솜’을 활용한 ‘다솜모임’으로 결정됐다. ‘성큰가든’은 ‘뜰’의 북한어 또는 방언인 ‘뜨락’을 활용해 ‘뜨락정원’으로 다듬었다. 입소리손장단(비트박스) 으뜸녀(알파걸) 가락신(조리·草履) 엇걸이가방(크로스백)도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다듬은 말 가운데는 ‘도우미’ ‘사랑’ ‘하늘’같이 느낌이 좋은 순우리말을 활용한 것이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길도우미(내비게이션) 민원도우미(옴부즈맨) 경로도우미(실버시터) 사랑구도(러브 라인) 등이 그런 유형이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바다에 유출된 원유나 폐유의 휘발성분이 없어지고 남은 끈적끈적한 덩어리’를 가리키는 ‘오일볼(oil ball)’ 대신 쓸 우리말을 △기름덩어리 △기름뭉치 △기름응어리 △기름죽 △폐유공 등 5개 중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를 통해 2008년 1월 7일까지 투표에 부친다. 오일볼 대신 쓸 우리말에는 491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국어원은 또 ‘잡동사니’ ‘천박한’ 등의 뜻에서 유래해 ‘비전문적이고 저속하며 대중적인 것이나 행위’ 등을 두루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키치(kitsch)’를 다음번 다듬을 말로 정하고 2008년 1월 7일까지 공모한다.여규병 기자 3spring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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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는 내 운명의 주인이 아니다/내 돈의 선장도 아니다/곧 날품팔이의 문을 지나겠지.”
신용위기가 세계경제의 화두가 되면서 미국 월가의 금융인들 사이에서 이를 풍자하는 시가 유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전했다. 이 신문은 이런 분위기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에 빗대 ‘빚진 시인의 사회(Debt Poets Society)’라고 표현했다.
뉴욕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레슬러 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의 격랑 속에서/고액 연봉의 고위직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잘렸다네/부채 시장 문제는 중앙은행의 새로운 리스크가 됐다네”라고 현실을 풍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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