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한 송이
李 大 儀
상가집 뒷뜰
눈물로 진하게 핀
패랭이꽃
착한 사람들
문상 왔다 보고 가라는
가신 님 고운 마음 같아서
한 점 그리움 찍어두고 돌아섰네
마음속에 담아두고 왔네.
패랭이꽃
- 이대의 시인에게
洪 海 里
대의 시인이 두고 간
패랭이꽃 한 송이
장마철 반짝 드는 햇살처럼
가슴에 피다
먼길 돌아 돌아
여든 두 구비 지나
영원을 찾아서
시간을 세우고
길 없는 길을 따라
지평선을 넘어
무지개를 지나
허공 어디쯤 가고 계신
어머니
극성 더위 식혀 드리고자
패랭이 하나
씌워 드리오니
쓸쓸한 길
홀로 가시는 길
옷깃에 스며오는 서늘한
패랭이꽃 한 송이!
(2001.07.)
============
어머니의 인사
김 한 순
상가 뒷산에 핀
패랭이꽃 한 송이
문상간 나에게
미소짓고 있었네
어서 와요
잘 왔어요
이곳은 참으로 따뜻한 곳이예요
난 잘 있다 가요
저녁 햇살에 미소 띄우는
패랭이꽃 한 송이
상가 뒷산에서
반겨주고 있었네.
패랭이꽃 한 송이
- 김한순 시인에게
洪 海 里
어머니 가셔서
온통 세상이 적막한데,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고조부 계신
잔디마당
패랭이꽃 말없이 피어 있었다.
스물 세 해 기다리며
쓸쓸한 세월의 사랑으로
아버지가 피워올린
패랭이꽃이 문상객을 맞고 있었다.
숱한 자식들 다 어디 있는지
패랭이꽃만 피어서
한적한 산자락을 지키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명암도
꽃 앞에선
안팎이 없는 빛이고 어둠일 뿐,
패랭이꽃만 말없이 피어 있었다.
(2001.07.)
'시낭송· 번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처음처럼 (0) | 2008.08.14 |
---|---|
<시낭송> 시인이여 시인이여 (0) | 2008.06.03 |
[스크랩] 洪海里 詩人「먹통 사랑」 金金龍 譯 (0) | 2007.11.18 |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 로고 (0) | 2007.09.19 |
<영역시> 蘭 그림자 / 홍해리 시/고창수 역 (0) | 2006.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