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탐나는 탐라도

洪 海 里 2008. 4. 29. 11:48
탐나는 탐라도

洪 海 里

 

 


탐라는 어머니의 섬
어린 새끼 젖 먹이려 가슴 풀어 헤친
어머니, 어머니의 섬
죽을둥살둥 빨아도
젖 한 방울 나지 않는데
입술 터지도록 빨아대던 새끼들
다 키워내고
이제는 넉넉한 품으로 누워 있는 탐라여
새끼들마다 바람과 파도를
죽어라 살아라 맞고 부딪치며
어머니의 힘으로 굳건히 살아 남은
삼백육십여 개의 오름들
줄줄이 거느리고
해일과 눈보라 고맙게 견뎌냈으니
탐라여, 너는 위대한 어머니
삶이란 힘들수록 살아볼 만한 것
척박한 화산섬을 진주로 가꾼
어머니의 거칠고 투박한 손길로
이렇듯 빛나는 보석을 빚어내다니
굳은살 터진 손의 위대한 힘이여
녹색 진주인 탐나는 섬,
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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