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 제3집 '끝머리에 붙여'

洪 海 里 2008. 7. 3. 06:44

<우이동 시인들 > 제3집 '끝머리에 붙여'

 

끝머리에 붙여

 

    세상이 답답할 때라도 창을 열고 북한산 계곡을 바라다보면 가슴이 좀 트이는 것같다.

우이동 골짜기에 騷人墨客들이 많이 모여 산 까닭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 골짜기에

매달려 사는 우리 몇 시인들은 주일이 멀다하고 자주 만난다. 산에서건 찻집에서건 혹은

대폿집에서건 마음 내키는 대로 만나 자연과 시와 술을 얘기하며 풍진에 절은 때를 씻어내곤

한다.

 

   이번 제3집의 합작시는「백운봉」으로 정하고 각 동인들에게 순서를 주어 市井에서부터

백운봉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도정을 몇 단계로 나누어 詩化한 것이다.

   한 작품을 여러 동인들이 공동으로 엮어 가며 서로의 시심 속에 깊이 파고들어 교감하면서

맛보는 절정감, 그것을 독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데 방법이 아직 없다. 앞으로 계속해서

다양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합작시를 시도해 갈 작정이다.

  

작년 10월 30일에는『牛耳洞 · 2』의 출간 기념으로 다실 '明東'에서 두 번째 시낭송의 모임을

가졌고, 금년 2월 28일에는 북한산 뒤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일영의 조각공원 'Total Museum'의

'너와집'에서 세 번째 시낭송의 모임을 가졌다. 또한 이번 제3집이 간행되는 대로 기념 시낭송회를

덕성여대 입구에 있는 '난다랑'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런 행사는 시가 시인 자신이나 어느 특정 독자들의 전유물이 되는 위험을 막고 그와 같은

불행을 거부하는 우리들의 작업의 일환이다.

   시를 가까이 하는 즐거움, 시를 읽는 즐거움을 주는 재미있는 시를 독자들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들의 뜻이다.

  

                                                                                                     1988. 봄에

                                                                                 - <우이동> 편집동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