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4집 '合作詩'「국립4·19민주묘지에서」

洪 海 里 2008. 7. 3. 09:59

<우이동 시인들> 제4집 '合作詩'「국립4·19민주묘지에서」

 

<합작시>

 

국립4·19민주묘지에서

 

그 밝던 젊음 캄캄한 죽음으로 누워

죽어도 죽지 못한 꿈과 사랑과 恨

봄이면 진달래로 피울음 토하고

소쩍새 구슬피 운들 무엇하리요

아직도 먹장구름 떠도는 꽃넋이여!

 

三伏 미친 녹음 온 산천 몸살일 때

그대들의 멍든 혼도 하늘토록 차는구나

못다 핀 매운 사랑 불꽃으로 솟아올라

좀먹어 병든 세상 두고두고 태운지고,

 

묘비 옆 성성한 갈대들이

칼 하나씩 빼어들고

쓰러진 풀잎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열정은 핏빛 고운 한 점 낙엽으로 떨어져도

다문 입 묻어 둔 사랑

갈증난 잎새 끝으로 물드는 저녁 노을.

 

아무도 너를 모른다. 둘째 줄 다섯 번째의 무덤

충청남도 안부자(安富子) 묘, 병원으로 실려온 사상자를 보고

흰 가운을 입은 채 거리로 뛰어나간 너

'부자야, 이 겨울 눈을 뭉쳐 무엇 할래'

'민주주의가 보일 때까지 저 탑을 높일래요'

 

그날의 피맺힌 절규 오늘도 九天을 헤매는가

천만 겹 이 땅의 어둠 불사르며

자유의 빛 點火시키던 十字軍들이여

그대들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者 되었거늘 ---.

 

 

* 이 합작시는 홍해리, 임보, 신갑선, 이생진이 춘하추동에 따른 그림을 그렸고   채희문이 용의 눈동자를 찍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