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낙화

洪 海 里 2009. 2. 3. 12:20

낙화

 

洪 海 里

 

이제 가야 한다 할 때
편안히 갈 수 있을까

모두 놓아두고
뒤돌아보지 않고 그냥 갈 수 있을까

쉬엄쉬엄 쉼표만 찍다
마침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맺은 매듭 모두 풀고
얽히고 설킨 끈마저 끊어버리고

하얀 손수건 흔들면서
홀연히 떠날 수 있을까

눈에 밟히는 것들
모두어 가슴에 묻고

훌훌 털고
빈 주먹만 쥐고.

 

(시집『愛蘭』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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