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날아라, 난아

洪 海 里 2009. 2. 5. 06:36

날아라, 난아


洪 海 里

 


본디 너의 고향은 하늘이었느니

어쩌다 지상으로 추락하여

잃어버린 날개로

늘 날아오르려는 너는

그리움으로

꽃을 피우느니

날개꽃을 피우느니

'해오라비난초 잠자리난초 나비난초 제비난초

갈매기난초 방울새란 병아리난초 나나벌이난초

닭의난초여!'*

날아라, 난아

나비처럼 제비처럼 해오라비처럼

갈매기처럼 방울새처럼

네가 피우는 꽃은 날개다

날개꽃이다

비상이다

저 무한 천공으로, 영원으로 날아라, 난아

그러다 글 읽는 선비들 있거든

새벽 창가에 내려앉아,

노래하거라

난의 노래를,

우주와 영혼의 노래를

푸르게 푸르게 영원을 노래하거라

날아올라라.

 

 

 * 위의 난초들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90여 종 가운데 일부임.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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