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난아
洪 海 里
본디 너의 고향은 하늘이었느니
어쩌다 지상으로 추락하여
잃어버린 날개로
늘 날아오르려는 너는
그리움으로
꽃을 피우느니
날개꽃을 피우느니
'해오라비난초 잠자리난초 나비난초 제비난초
갈매기난초 방울새란 병아리난초 나나벌이난초
닭의난초여!'*
날아라, 난아
나비처럼 제비처럼 해오라비처럼
갈매기처럼 방울새처럼
네가 피우는 꽃은 날개다
날개꽃이다
비상이다
저 무한 천공으로, 영원으로 날아라, 난아
그러다 글 읽는 선비들 있거든
새벽 창가에 내려앉아,
노래하거라
난의 노래를,
우주와 영혼의 노래를
푸르게 푸르게 영원을 노래하거라
날아올라라.
* 위의 난초들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90여 종 가운데 일부임.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