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제주한란

洪 海 里 2009. 2. 5. 06:56

제주한란

 洪 海 里

 

기다려도 기다려도

발자국 소리 오지 않더니

가을 들어

가장 맑은 날 밤을 골라

첫서리 내리자

드디어 네가 날개를 펴

암향을 천지사방으로 흘리며

아름다운 덫을 놓고 있다

연보라빛 깊은 화옥花獄을 쌓아

골짜기마다 처음으로 길이 트이고

마을이 화안하다 못해 향그럽다

영원이 거기 있어 나를 열고 있는가

이미 꽃은 꽃이 아닌 꽃이 되어

입술이 젖어 있고

제주바다가 눈썹 위에 잔잔하다

안과 밖이 공존하는

있음과 없음이 함께하는

너의 중심으로

나의 모든 길이 향하고 있다

네 주위에 와 노는 한라산 바람

연보라빛으로

무위의 춤을 엮나니

정중동靜中動이요 동중정動中靜

화심세계花心世界로다.

 

(『푸른 느낌표!』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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