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詩> 꿀벌과 벌꿀

洪 海 里 2009. 4. 18. 03:36


♧ 꿀벌과 벌꿀 - 홍해리(洪海里)

    

나는 너

너는 나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숨막히는 햇빛 속에

꽃은 최고 통치자의 고독처럼 피어 있지만


그 절정의

꿀 같은 입맞춤의 순간이 지나면


낙하하는 꽃은

영원한 현실의 실존


변하지 않는

변할 수밖에 없는…


푸르른 이파리들이 가지 끝마다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부지런한 손의 움직임이

꿈같은 세월의 끝을 잡고 있음을


알겠네.

 

       (시집『투명한 슬픔』1996)

 

 

*제주 김창집 선생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꽃은 '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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