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꿀벌과 벌꿀

洪 海 里 2009. 7. 7. 05:14

 

꿀벌과 벌꿀 - 홍해리(洪海里)

    

나는 너

너는 나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숨막히는 햇빛 속에

꽃은 최고 통치자의 고독처럼 피어 있지만


그 절정의

꿀같은 입맞춤의 순간이 지나면


낙하하는 꽃은

영원한 현실의 실존


변하지 않는

변할 수밖에 없는…


푸르른 이파리들이 가지 끝마다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부지런한 손의 움직임이

꿈 같은 세월의 끝을 잡고 있음을


알겠네.

                         (시집『투명한 슬픔』1996)


* 김창집 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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