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짜징
洪 海 里
죽도록 맞고 태어나
평생을 맞고 사는 삶이러니,
수천수만 번 두드려 맞으면서
얼마나 많은 울음의 파문을 새기고 새겼던가
소리밥을 지어 파문에 담아 채로 사방에 날리면
천지가 깊고 은은한 소리를 품어
풀 나무 새 짐승들과
산과 들과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가슴속에 울음통을 만들지 않는가
바다도 바람도 수많은 파문으로 화답하지 않는가
나는 소리의 자궁
뜨거운 눈물로 한 겹 한 겹 옷을 벗고
한평생 떨며 떨며 소리로 가는 길마다
울고 싶어서
지잉 징 울음꽃 피우고 싶어
가만히 있으면 죽은 목숨인 나를
맞아야 사는, 맞아야 서는 나를
때려 다오, 때려 다오, 방자야!
파르르 떠는 울림 있어 방짜인
나는 늘 채가 고파
너를 그리워하느니
네가 그리워 안달하느니!
- (『우리詩』2009. 8월호)
* 김창집 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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