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방짜징

洪 海 里 2009. 7. 25. 10:20

 

 방짜징

 

洪 海 里


죽도록 맞고 태어나

평생을 맞고 사는 삶이러니,


수천수만 번 두드려 맞으면서

얼마나 많은 울음의 파문을 새기고 새겼던가

소리밥을 지어 파문에 담아 채로 사방에 날리면

천지가 깊고 은은한 소리를 품어

풀 나무 새 짐승들과

산과 들과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가슴속에 울음통을 만들지 않는가

바다도 바람도 수많은 파문으로 화답하지 않는가

나는 소리의 자궁

뜨거운 눈물로 한 겹 한 겹 옷을 벗고

한평생 떨며 떨며 소리로 가는 길마다

울고 싶어서

지잉 징 울음꽃 피우고 싶어

가만히 있으면 죽은 목숨인 나를

맞아야 사는, 맞아야 서는 나를

때려 다오, 때려 다오, 방자야!

파르르 떠는 울림 있어 방짜인

나는 늘 채가 고파


너를 그리워하느니

네가 그리워 안달하느니!

    - (『우리詩』2009. 8월호)

 

* 김창집 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물치항에서  (0) 2009.08.04
<시> 황태의 꿈  (0) 2009.07.26
[스크랩] 지는 꽃에게 묻다 / 洪 海 里  (0) 2009.07.22
<시> 꿀벌과 벌꿀  (0) 2009.07.07
<시> 하눌타리  (0) 2009.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