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化된 洪海里

<시> 난초 書房 海里 / 우이동 시쟁이들

洪 海 里 2009. 10. 6. 07:33

 


난초 書房 海里 ―律 17 / 임보 

 

세이천(洗耳泉) 오르는 솔밭 고개 

바다만큼 바다만큼 난초(蘭草)밭 피워 놓고 

한란(寒蘭), 춘란(春蘭), 소심(素心), 보세(報歲) 

흐르는 가지마다 그넷줄 얽어 

구름을 박차고 하늘을 날다 

빈 가슴에 시가 익으면 

열 서넛 동자놈 오줌을 싸듯 

세상에다 버럭버럭 시를 갈긴다.

 

 

 

우이동 시쟁이들 / 임보 

 

 

우이동 시쟁이들 참 멍청해

그 좋은 부귀공명 꿈도 못 꾸고

저승도 시 없으면 못 갈 사람들

 

마당 한 귀퉁이에 연잎을 띄워 놓고

인수봉 손짓하며 소줏잔 권하는

황소보다 천진한 채희문 시인

 

산과 바다와 섬들을 품어다가

방 속에 가둬 놓고 혼자서 웃는

유유자적 만년 소년 이생진(李生珍) 시인

 

세이천(洗耳泉) 오른 길에 더덕밭 일궈 놓고

난초 아내 매화 아들 떼로 거느리고

화주(花酒)에 눈이 감긴 홍해리(洪海里) 시인

 

우이동 시쟁이들 참 기똥차

보리밥 풋나물에 그리 살아도

강산풍월 쌓아 놓고 크게들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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